인연이라는 것은 신기하게도, 때로는 이상한 모습으로도 찾아온다. 그러다가 문득 인연도 보통 인연이 아니라 운명이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정말 별 것 아니지만 깎아서 맞춘 나무조각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무언가가 보일 때이다. 나는 경상도 출신의 여자라서 목소리가 크다. (그래도 가족들 중에서는 제일 작다.) 영화관이나 도서관처럼 조용한 곳에서는 나도 조용한 편이지만 편한 곳에서 이야기할때는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곤 했다. 지금까지 만났던 모든 사람들은 나에게 하나같이 “목소리가 너무 크다”며 핀잔을 주곤 했다. 나는 내가 목소리가 크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애인은 꽤 오랜 기간동안 엔지니어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설비가 돌아가는 시끄러운 곳에서 오래 일을 하다 보니 심하지는 않지만 난청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