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사랑에 관하여

아메☔️ 2024. 11. 1. 15:59
애인과 갔던 밤바다의 밝은 달빛


인연이라는 것은 신기하게도, 때로는 이상한 모습으로도 찾아온다.
그러다가 문득 인연도 보통 인연이 아니라 운명이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정말 별 것 아니지만 깎아서 맞춘 나무조각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무언가가 보일 때이다.

나는 경상도 출신의 여자라서 목소리가 크다. (그래도 가족들 중에서는 제일 작다.) 영화관이나 도서관처럼 조용한 곳에서는 나도 조용한 편이지만 편한 곳에서 이야기할때는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곤 했다.
지금까지 만났던 모든 사람들은 나에게 하나같이 “목소리가 너무 크다”며 핀잔을 주곤 했다. 나는 내가 목소리가 크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애인은 꽤 오랜 기간동안 엔지니어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설비가 돌아가는 시끄러운 곳에서 오래 일을 하다 보니 심하지는 않지만 난청이 있었다.

그는 내 큰 목소리가 딱 듣기 좋다고 했다. 목소리 큰 여자와 난청인 남자. 이 퍼즐이 딱 맞춰지는 게 느껴지던 순간 나는 그와 내가 운명임을 직감했다.

고작 그런 걸로 운명이라니,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애인과 함께하면 함께할수록 잘 맞는 부분밖에 안 보이니 역시 운명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이렇듯 사랑이라는 건 정말 사소한 작은 퍼즐조각일 뿐이다. 그 퍼즐이 잘 맞아떨어지냐 그렇지 않냐가 중요한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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